<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책 관심 있는 분들, 주목하세요!
-
-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 어떻게 한 명의 저널리스트가 독점재벌 스탠더드 오일을 무너뜨렸나
스티브 와인버그 지음, 신윤주.이호은 옮김 / 생각비행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전체는 463쪽짜리 책이다.
솔직히 100쪽까지는 지루하다. 틈만 나면 책을 잡았는데도 참 진도 안나가구.. 누군가 신나게 얘기하는데 듣는 사람이 지루한 경우는 딱 두 가지 경우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일 때, 또는 아는게 별로 없거나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이런 기분 들어서 듣는 둥 마는 둥 할 때. 이번 경우는 후자다.
그래두 참구 읽는다. 왜냐! 댓글토론회에 참여해야하니까. 뭐라두 한마디 하려면 뭘 좀 알아야 할거 아닌가. 그래서 지루해도 꾹 꾹 참고 읽었다는 말씀! 보람은 있다. 참고 읽다보니 이제 더이상 '모르는' 사람 얘기가 아니게 되었으니까. 해서 100쪽부터 300쪽까지 신나게 읽는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사람. 300쪽부터 마지막까지는 다시 지루하다. 이제 '설명'은 그만 듣고 진품을 보고싶어졌기때문이다. 300쪽부터는 어떤 느낌인가하면, 예를 들어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 가수라고 치면, 스티브 와인버그(저자)라는 사람이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의 공연을 보고 와서는 그녀가 어떤 노래를 불렀고 무대장치는 어땠고 연주는 누가 맡았고 연출은 누가 했고 관객은 얼마나 많았고 또 초대가수는 누가 누가 나왔는지, 얼마나 큰 박수를 받았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열광했는지 그런 얘기를 해대는 거 같다. 그러니 나는 "그래? 그래서 다음 공연은 언제래? 아니, 음반은 언제 나온데?" 이러는 거다. 노래를 듣고 싶은 심정.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 쓴 책을 직접 보고 싶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해봐도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 쓴 책은 대한민국에서 출판된게 없네? 아니 뭐 이런 경우가..ㅜㅜ "이제까지 미국에서 발표된 글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폭로기사"라는 수식어가 붙은(록펠러 전기 작가인 존 T. 플린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라고 함.) 『The History of The Standard Oil Company』이라는 책이 왜 여태 출판이 안됐단 말인가. 우이씨.
|
|
|
|
스탠더드 오일과 록펠러 또는 미국의 어떤 기업도 타벨과 같은 저널리스트를 마주한 적이 없었다. 타벨은 어린 시절을 유전 지역 주변에서 뛰어놀며 열정을 키웠고, 록펠러가 거부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인지 밝혀내려는 지적 호기심이 있었으며, 권력에 도전하면서도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았다. 타벨은 기존의 어떤 저널리스트와도 달랐다. 더구나 독자를 사로잡는 서사적 글쓰기 기술이 탁월했다. 타벨의 글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그녀의 탐사기사가 얼마나 웅장했는지는 그저 서론 한 단락만 읽어보아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
|
|
|
1872년이 시작될 무렵, 펜실베이니아 주 북서부 지역은 세상에서 가장 분주한 지역 가운데 하나였다. 80킬로미터도 채 되지 않는 길이의 땅은 '오일리전' 이라고 알려졌다. 12년 전에도 이 길쭉한 땅덩어리가 존재했지만, 그때는 황무지에 가까웠다. 그 시기에 그곳에 살았던 주요 거주자들은 벌목꾼이었다. 그들은 계절마다 태곳적부터 언덕 위에 서 있던 소나무와 미송나무를 잔뜩 베어냈다. 봄이 되면 벌목한 나무를 앨러게니 강에 띄워서 피츠버그로 운송했다.
서부로 이주하는 거대한 유행이 한동안 지속되었으므로 개척자들이 이 땅을 찾는 일은 드물었다. 더구나 이 지역은 바위투성이여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불과 12년 만에 사람들이 회피하던 땅이 사람들로 북적이는 교역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이웃한 마을끼리 서로 그 땅을 차지하겠다며 난리였고, 세 군데나 되는 철도운송회사에서 지선을 건설했다. 자본가들은 한 뙈기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다퉜다. 황무지가 활발한 시장으로 탈바꿈한 이유는 새로운 천연자원인 석유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석유를 발견하려고 했던 일은 [생산업자들이 판단하기에] 시작에 불과했다. 그들의 인생은 무척이나 빠르고 혹독하면서도 신 나게 흘러갔다. 그들은 젊었고 대부분이 40세 미만이었다. 이제 막 자신이 가진 힘을 깨닫기 시작한 젊은이로서 열정을 수십 년간 그곳에서 투쟁하며 개발해나가기를 기대했다. 또한 계속해서 일어나는 문제들, 즉 석유의 과잉 생산 문제와 철도 회사의 차별 문제, 투기 문제를 풀어나가려 했다. 모두가 자신들이 목적한 바를 얻으려 하면서 석유가 나오는 그 지역에 정유소를 세우고자 했다. 그들은 고향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고 싶었다. 좋지 않은 일이 없었고, 꿈꾸고 나누지 않은 것도 없었다.
그런데 확신으로 가득 찬 바로 그 순간에 한 거물이 아무도 모르게 손을 뻗어왔다. 그는 순식간에 사람들의 점령지를 빼앗고, 주민의 미래를 잠식했다. 급작스런 공격으로 사업이 흔들리자 독립 사업자들은 힘을 잃어버렸고, 그 마을에서 유지되던 공명정대한 정신도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지역 전체에서 미국 상업 역사에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큰 반란이 일어났다.
|
|
|
|
|
(350~352p.)
|
|
|
|
|
이런게 바로 '맛보기'라는 거군. 아님 영화 예고편? 아놔. 어떡하지? 이제라도 영어공부 다시 해? 원서 보자고? 투덜대면서 책을 덮는데 책날개에 이런 글이 써 있는거다. 나보란듯이. '생각비행은 아이다 M. 타벨의 저서를 출간할 예정입니다.'
뭔가 이러면 내가 출판사 선전하는건가? 책 예고?
아닌데 아닌데 진짠데! 진짜루 나는 저 책을 직접 읽어보고 싶을 뿐이고!
영어 안되니까 번역된 책 기다릴 뿐이고!
그나저나 누가 번역을 할래나?
실력 좋~은 사람이 맡아야할텐데 말이지.
음.
* 타벨과 록펠러 대립 구도로 전개되는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장면 하나.
축구를 보다보면 무릎 꿇고 기도하는 골 세레머니가 나온다.
그러면 의문이 드는거다.
양 팀 선수가 다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은 누구 편을 들어주시나?
더 많이 기도한 팀? 더 많이 연습한 팀? 더 많이 헌금한 팀?...
그거야 하나님 마음이지. 하나님은 축구 안보실지두 모르구.
타벨과 록펠러.
누가 맞고 틀리고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인상적이었던건 두 사람 다 자신의 소명을 일찍 알았고
재능을 남김없이 불태웠다는 점이다.
누구는 천 년 만 년 사나?
사는 동안 소명을 발견하고 이룰 수 있기를!
하루 하루 충실하고 행복하기를!